벌써 20대 후반이다. 사회에서 소위 말하는 '영양제 챙겨 먹을 나이'가 된 것이다. 사실 영양제를 먹어야 하나 고민했다. 비건 채식을 하기 훨씬 전인, 초등학생 때부터 기립성 저혈압을 갖고 있었고 최근은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 비타민D와 철분을 복용해야 하나 망설였다.
요즘은 비건도 먹을 수 있는 영양제가 많이 있다. 고기를 먹지 않으니 '영양분이 부족할 것이다'라는 통념 때문에 채식인들에게 영양제를 챙겨 먹으라고 권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그러나 찝찝하지 않을 수 없다. 영양제는 다 안전할까? 무엇보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성분들로 구성된 알약을 단순히 '영양제'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먹기에는 탐탁치가 않다. 여전히 장바구니 안에 갇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비타민D.
철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진행했던 미국 국립 건강 영양 조사의 데이터 분석 결과, 채식주의자의 섬유질, 비타민A/C/E, 티아민, 리보플라민, 엽산, 칼슘, 마그네슘, 철 섭취량이 모두 비채식주의자보다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자연식물식을 할 때 철분 결핍 문제가 발생하는 일은 드물다. 옥스퍼드와 재림교에서 비건 그룹과 비건이 아닌 그룹의 철분 섭취량을 비교했는데, 비건 그룹이 도리어 철분을 더 많이 섭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동물성 식품에는 헴철, 식물성 식품에는 비헴철이 들어있는데, 지나친 헴철 섭취는 심장병과 암 등 여러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철분은 초록 채소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케일, 시금치 등에 다량 함유되어 있고 미역 등 해조류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다. 나는 비건 채식을 시작하기 전에는 고기, 선지, 굴, 회 등을 다양하게 먹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립성 저혈압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세상이 빙 돌아 넘어져 기절한 적도 종종 있었다. 때문에 나는 이 질환을 평생 안고 가야 하나 생각했다.
하지만 비건 채식을 시작한 이후로 완전히 나아진 것은 아니지만 호전됨을 느꼈다. 일어나서 방문을 열 때 늘 주저앉아 머리를 싸맸는데 비건 채식을 시작하고서는 그런 경우가 없었다. 갑자기 일어날 때는 여느때와 같이 어지러움을 느꼈지만 그 외에는 모든 것들이 훨씬 나아져 있었다. 때문에 철분 섭취와 동물성 식품의 연관관계는 전혀 없다는 것을 몸으로 익힐 수 있었다.
초록 채소 뿐만 아니라 하체 근육을 늘려 체내 혈액 순환을 도와야 한다. 나는 근육량이 워낙 적기 때문에 빈혈을 오래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최근 초록 채소 섭취를 늘리고 자연식에 가까운 식단과 함께 근력 운동을 하면서 두통이 많이 호전되었고 어지러운 빈도 또한 줄었다. 종종 산책을 나가 햇빛을 받는 것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혈액순환에 좋은 요가 자세(헤드 스탠드) 등을 틈틈히 하고 있다. 무작정 영양제에 의존하기 보다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로 하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비타민B12
다음 백과에 따르면 비타민 B12는 "전 소화과정을 촉진시키고, 영양소의 동화를 용이하게 만드는 것으로 생각된다. 사람은 매일 3㎍의 비타민 B12가 필요하며, 이 비타민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계란·고기류·유제품 등이 있다. 고등식물에는 비타민 B12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타민은 몇몇 곰팡이와 세균에 의해 합성되며, 간 및 다른 동물성 물질에 들어 있는 이 비타민의 근원은 여러 종류의 미생물들로 밝혀졌다."라고 정리되어 있다.
마지막 줄 하나로 동물성 식품을 통해 섭취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물성 식품에는 비타민 B12가 들어있지만, 동물 자체가 비타민 B12를 함유하고 있지는 않다. 그 동물이 비타민 B12 성분이 들어간 흙 묻은 풀을 먹었기 때문에 해당 성분을 내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비타민B12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합성하는 박테리아가 필요한데 그 박테리아는 흙이나 먼지나 공기에 얼마든지 존재한다. 우리 몸 안의 위와 장에 있는 여러 가지 미생물들을 통해서도 알맞은 양의 비타민B12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연산 식초나 발효식품(간장, 된장, 김치 등)에도 비타민 B12를 합성하는 박테리아가 존재한다.
식물성 식품을 먹게 되면 그 안에 들어 있는 섬유질, 비타민, 유기산 등이 미생물들이 잘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따라서 식물성 식품만 먹게 되면 미생물들이 잘 번식하고, 미생물들이 비타민 B12를 만들어서 사람에게 제공해 줍니다. 또 비타민 B12는 해조류에도 들어있다는 것이 밝혀져, 해조류를 많이 먹는 한국인의 경우 섭취하기가 더 쉽습니다.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으면 비타민 B12 섭취를 할 수 없다는 말은 맞지 않습니다.
/ 황성수
비타민D
비타민D는 실제로 비타민이 아니라 호르몬이다. 음식을 통해 합성하는 것이 아니라 햇볕에 노출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하루에 잠깐, 햇볕 한 줌을 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 피부가 태양의 자외선을 빨아들임에 따라 간과 신장의 도움을 받아 비타민 D가 생산된다. 여름에 충분히 햇볕을 받아두면 우리 몸은 지방 속에 비타민D를 잘 저장해 두었다가, 겨울처럼 햇볕이 많이 않을 때 천천히 빼내서 사용한다.
비타민D는 칼슘의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동물성 단백질은 칼슘을 빼앗는다. 칼슘을 원인으로 하여 비타민D 섭취를 권장하는데 사실 문제는 비타민D가 아니라 동물성 단백질이다. 과잉 단백질이 소화되고 배설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칼슘이 필요하다. 따라서 동물성 식품을 줄이지 않고서는 칼슘 부족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없다.
오메가 3
오메가 3와 오메가 6는 모두 필수지방산이다. 때문에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데 이 지방은 매우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세포를 조직하기도 하고 호르몬을 합성하는 역할을 한다.
오메가3를 섭취하기 위해서는 생선을 먹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연구결과들이 사실이 아님을 증명했다. 오메가3는 ALA, DHA, EPA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든 인간은 물고기의 도움 없이도 이 모두를 식물성 식품에서 쉽게 얻을 수 있다. ALA는 호두, 치아씨드, 아마씨 등을 통해 섭취할 수 있으며, DHA와 EPA는 미역, 다시마, 톳 등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또한 식물성 기름을 통해서도 오메가3와 오메가6를 섭취할 수 있다.
먹고 움직이기
결론은 녹말음식과 채소, 과일 위주의 식단을 먹고 야외에 나가 햇볕을 쬐며 약간의 운동을 하는 것이 자연 속에서 쉽게 영양분을 얻는 방법이다. 사람은 복합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어떤 한 부분만 보고 단정지을 수가 없다. 빈혈이 있으니 철분이 부족한 것이라거나, 칼슘이 모자르니 비타민D를 먹어야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수는 없다는 뜻이다. 건강하게 먹고 건강하게 움직여야 한다.
기침이 나와서 병원에 가도 증상에 대한 약만 처방될 뿐, 어떻게 생활을 하고 어떻게 먹고 어떤 환경에서 지내는지는 묻지 않는다. 대부분 2~30분 내로 진료가 모두 끝이 난다. 약을 먹고 나아졌나 싶다가도 또 다시 걸리거나 매년 감기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마다 '항상 이 맘때쯤이면 항상 이렇더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의약품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무조건적으로 영양제에, 의약품에 의존하지 않았으면 한다. '늙어서 병원에 간다', '영양제 챙겨 먹을 나이다'라는 전제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조금만 노력한다면 예방할 수 있고 나아질 수 있다. 어떤 의약품이던 부작용이 생길 것은 감내를 해야 한다. 몸에 맞으면 다행이고 맞지 않아도 내가 선택한 것이니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건강하게 먹고 건강한 생활을 하면 부작용 걱정 없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스스로를 위해서 공부하고 나은 선택을 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칼럼 – 황성수힐링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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