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이라고 밝히고 나면 여러 가지 질문을 받게 되는데 그중 하나가 '식물도 고통을 느낀다'라는 것이다. '식물은 생명이 아니냐', '식물은 불쌍하지 않냐'는 물음에 답을 해보고자 한다.
식물은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
고통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몸이나 마음의 괴로움과 아픔을 나타내는 말로, 신경이 어느 정도 발달한 동물이 신체의 일부에 피해가 생겨 육체적으로 불쾌감을 느끼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통해 정신적으로 '괴롭다'라고 느끼는 것이다. 즉, 신체의 통점과 신경계를 통해 전해진 자극으로 느끼는 것이 고통이다.
아직까지 식물이 신경계를 갖추고 동물처럼 고통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는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은 몇 해 전 발견된 '식물도 비명을 지른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다. 그 연구 결과를 통해 식물이 '비명'과 같은 주파수를 방출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확인이 되었다. 그러나 고통을 느낀다는 것은 어디에도 적혀있지 않았다. 스트레스 환경에서 직접 고통을 느껴 초음파를 방출한 것인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식물은 대체로 자극에 반응을 한다. 외부의 물리적 자극에 대한 방어기제로 분비물을 더 발산하거나 잎을 움츠리는 등의 형태를 취한다. 학술지 <생태학>에 따르면 애기장대는 애벌레가 잎을 갉아먹는 소리의 진동을 느끼고 애벌레가 싫어하는 기름 성분을 분비한다고 발표했다. 식충식물인 파리지옥은 감각 모가 여러 번 건드려지면 덫을 닫는다. 잎 안쪽의 감각모로 단순히 빗물이 떨어진 것인지 벌레가 들어와 몸부림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 단순히 빗물 같은 일시적 자극에 의해 덫이 닫혔을 경우엔 곧 다시 열리지만 벌레가 들어온 경우에는 소화액이 분비된다. 만화에서 많이 보았을 것이다. 물방울이 팍 하고 떨어져 덫이 닫혔지만 금세 다시 열리는 모습을.
참고 글
"문어는 가능해도 식물은 감정 못 느껴" - 이웃집 과학자 (astronomer.rocks)
http://www.astronomer.rocks/news/articleView.html?idxno=88015
Q. 어쨌든 식물도 생명이지 않나?
식물을 함부로 대하거나 가볍게 생각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엄연히 하나의 생명체로써 식물도 당연히 아끼고 보존되어야 한다. 그러나 동물 없이는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식물을 섭취하지 않고는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러니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육류 섭취를 줄이고, 존귀한 생명인 식물을 최대한 적게 죽이기 위해서 비건이 되어야 한다.
현재 축산업의 본질은 식물 혹은 식물로 만든 사료를 동물에게 먹이고 그 동물을 인간이 섭취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본질이 더 발전하여 이 과정에서 한 단계를 더 추가해야 한다. 식물 혹은 식물로 만든 사료를 동물에게 먹이고 그 동물과 식물을 섞은 사료를 동물에게 먹이고 그 동물을 인간이 섭취하고 있다. 게다가 인간은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도 식물 자체로 소비를 하고 있다. 고통을 느낀다는 사람들의 의견대로라면, 스트레스 환경에 놓인 식물을 먹은 스트레스 환경에 놓인 동물을 스트레스 환경에 있는 동물이 먹고 그것을 인간이 먹는 것이다.
또한 축산업을 위해 파괴되는 자연을 생각하면, 식물의 고통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더더욱 비건이 되어야 한다. 축산업으로 인해 아마존의 많은 산림이 파괴되면서 사라진 식물들을 생각해보라. 그리고 그들이 느낀 고통을 생각해보라. 질문을 하기 전에 정말 식물의 고통을 걱정하는 것인지, 아직 육류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이지를 잘 들여다 보기 바란다.
<참고 서적, 아무튼 비건 - 김한민 / 해방촌의 채식주의자 - 전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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