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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는 재미/책방

[책 리뷰]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by 비아(pia) 2021. 8. 7.

유튜브를 보다가 우연히 박상미 교수님의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사람들이 상담을 받으러 가지 않고도 정신적 고통을 줄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책을 쓰셨다고 했다. 마침 심적으로 힘들었던 터라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역시나 읽는 내내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책을 읽으면서 오열을 한 건 처음이었다.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먼저 의미 치료에 대해 짧게 설명을 해야 할 것 같다. 의미 치료란, 빅터 프랭클에 의해 창시된 치료법으로 로고 테라피라고도 부른다. 삶에 의미가 없는 '실존적 공허' 상태에 놓인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를 가져다줄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하여 다시 삶에 대한 태도를 새로이 하게끔 도와준다. 그리고 그 세 가지 가치를 찾는 방법이 책에 예시와 함께 잘 정리되어 있었다.

 

삶의 의미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세 가지 가치

창조가치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의미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얼마나 진심을 담아 정성을 기울여하는가, 자기 사명감이 미치는 범위를 얼마나 충족시키고 있는 가에 따라 채워진다. 나의 경우, 내가 가진 신념과 철학을 담고 배운 것들을 토대로 한 서식을 만들어 나누는 일을 하는 것이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것. 그것이 내 삶의 의미 중 하나인 것이다.

체험가치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즉 체험을 통해 얻어지는 의미이다. 체험이나 만남을 통해 얻어지는 즐거움이나 감동 등을 통해 로고스를 불러 깨움으로써 충족시킬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빅터 프랭클이 중요한 질문을 한다.

 

"당신을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그리고 그 누군가를 위해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이 물음에 확실히 답을 하면서 누군가를 떠올리고, 그 누군가를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 일로 누군가가 기뻐한다면 그 기쁨 또한 당신의 기쁨이 될 것이다. 그렇게 삶의 의욕이 저절로 끓어오를 것이고 그렇게 체험가치를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태도 가치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얻어지는 의미이다. 절망적 상황에서도 모범이 되는 생각을 갖고 고결한 태도를 취함으로써 달성되는 의미이다. 쉽게 생각하면 쉽고 어렵게 생각하면 어려운 가치인데, 이해하기 쉽게 2021 도쿄 올림픽에서 김연경 선수가 했던 말로 예를 들어보겠다.

 

8강전을 앞둔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경기. 세트 스코어 2-1로 올라갔지만 4세트에서 고전하며 힘든 경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마지막 작전타임에서 김연경 선수가 다독이며 한 말은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였다. 9대 14로 패색이 짙었던 경기에서 김연경 선수는 '후회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보자'라는 태도를 취했고, 그 결과 3-2로 역전승을 거두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 가치는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에 전반적으로 나타나 있다. 그는 '척박한 환경에 있는 사람도 자기 자신이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다'라고 기술했다. 세 가지 가치들 중 추구하기에 가장 어려우면서도 가장 많은 효과를 내는 가치가 아닐까 싶다.

 

 

 


내 아이가 피해를 입었을 경우, 가해자에게 해야 하는 말

많은 부분에서 눈물을 흘렸지만 오열을 했던 부분이 한 곳 있었다. '어떻게 하면 왕따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라는 상담 메일에 답을 해주신 부분이었다. 상담자는 어릴 때 겪은 왕따 트라우마로 성인이 되고 나서도 인간관계를 맺는 일이 어렵다고 했다. 왕따의 기억이 떠올라 숨 쉬기도 어렵고 식은땀까지 난다고 했다. 나 또한 왕따의 경험, 폭행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 상담자에게 많은 이입을 했다.

 

그럴 때마다 보통의 부모들은 "걔가 너 좋아해서 그래." 혹은 "맞고만 있었어?" 혹은 "네가 뭘 잘못했는지 생각해 봐." 등 중립적인 얘기를 하는 듯 2차 가해를 한다. 어쩌다 가해자를 만나더라도 "우리 아이랑 사이좋게 지내렴. 앞으로는 싸우지 말고 잘 지내렴." 하며 너그러운 어른 행세를 한다. 정작 피해자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박상미 교수님의 명쾌한 답이 나를 울렸다. 교수님은 내 아이가 피해를 입었을 경우, 가해자를 찾아가 단호하게 얘기하라고 한다.

"내 아이에게 왜 그랬니?"

가해자가 변명과 함께 거짓말로 "앞으로는 친하게 지낼게요. 죄송해요."라고 말하더라도 "내 아이에게 직접 사과해줘. 하지만 내 아이와 앞으로 친하게 지내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진심으로 사과하길 바란다."라고 단호하게 얘기하고, 내 아이를 '보호'해주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어린 내가 듣고 싶었던, 받고 싶었던 보호를 텍스트로 보고 읽으니 그게 마음을 울린 것 같다. 이 대목에서 한참을 울고 곧 내면 아이를 다독이며 명상을 했다. 이런 말이 듣고 싶었구나, 내가 이상한 게 아니었구나를 느끼고 안심하고 감사했다.


스스로 상담자와 내담자가 되어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책 중간중간에 예시와 함께 직접 작성해 볼 수 있는 페이지들도 있다. 사실 요즘 시대에 마음이 아프지 않은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누구든, 이 책을 한 번쯤 읽어 봤으면. 조금이라도 편안해졌으면 하는 바람에 서평을 남겨본다.

 

책이-펼쳐져-있는-사진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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